close_btn
문화예술소통연구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닫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정동진에 가면 있다, 없다

 

빌딩숲이 자정에 도시를 떠나는 기차를 따라 정동진에 간다.

어둠을 벗어나 철커덕철커덕 철길을 밟으며 해를 보러간다.

도시의 달은 알코올에 취해 눈빛이 흔들리고 초점이 흐리다.

스멀스멀 밤안개가 홑이불 덮어주며 기침하는 달을 가린다.

새벽의 정동진역, 메뉴판의 안주 같은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그 사이에 달은 벌써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달 대신 촉촉한 이슬에 바다는 소주가 된다.

메뉴판의 글자들이 첨벙첨벙 바다에 뛰어든다.

 

새벽기차는 철길이 없는 바다로 길을 낸다.

안주가 이슬을 마신다. 이슬이 안주를 먹는다.

기차와 이슬과 안주가 서로를 먹고 마신다.

파도가 갈지자로 출렁이며 모래 위를 뒹군다.

 

부침개가 먹고 싶은 날,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가면,

바다가 보이는 갈매기횟집 통유리창 너머로,

프라이팬에 쟁반같이 둥근 해를 부쳐내는

아주머니가 있다. 없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0 이외현/ 다순구미 마을/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3626
419 이외현/ 땡볕이후/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2947
» 이외현/정동진에 가면 있다, 없다/2013 리토피아 겨울호 (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3382
417 이외현/감나무의 기억/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3283
416 이외현/비처럼 스미다/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3047
415 이외현/손위에서 길을묻다/ 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3104
414 이외현 /안심하고 절망하기 /2013 리토피아 겨울호(집중조명) 이현미 2014.01.29 2946
413 이외현/누가 왔다/2013 리토피아 가을호 이현미 2013.11.11 2868
412 이외현/어디가신다요/2013 리토피아 가을호,경기신문 아침시 산책 이현미 2013.11.11 3090
411 이외현/ 명자, 명자꽃/2013 아라문학 창간호 이현미 2013.11.11 3062
410 이외현/ 배롱나무, 꽃잎지다/2013 아라문학 창간호 이현미 2013.11.11 2921
409 이외현/아름다움/2013 애지 여름호 이현미 2013.05.27 3330
408 이외현/너는 그 자리에 오지않았다/2013 애지 여름호 이현미 2013.05.27 3283
407 이외현/슬플 예정이다/2013 미네르바 봄호 이현미 2013.05.27 3589
406 이외현/ 자귀꽃/2012 열린시학 겨울호 이현미 2013.05.27 3735
405 이외현/ 모감주나무 외 4편/ 2012.리토피아 가을호 (등단작품) 이현미 2013.05.27 3442
404 정미소/라이프마스크/2013년 시와정신 봄호 편집부 2013.03.25 3647
403 이외현/흑곰의 겨울잠/2013년 미네르바 봄호 편집부 2013.03.25 3654
402 김보숙/울음은 흉곽 주위를 맴돈다/2013년 시와사상 봄호 편집부 2013.03.25 3510
401 박예송/봄의 혈관/2013년 시에 봄호 편집부 2013.03.25 334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