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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권(65호-68호)
2018.04.10 13:33

67호/신작시/한영수/껍질이 아니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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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한영수



껍질이 아니면  외 1편


가던 길을 밀어두고 그냥,
가을 빗소리나 닮아야지 이런 오후면
세상의 가장자리를 걷고 있다

이렇게 가도 좋으냐, 갸우뚱해질 때
둥글고 빈 통로를 기댄다
껍질로 서있는 나무
하나의 중심을 버려서 나무는
경계를 넓혔다 광장을 넘나든다

나를 울리고 웃게 한 것은
눈동자 껍질의 소소한 떨림이었다
오래된 설렘이라 불렀으니
조금씩 껍질이 되는 것은 무방하지 않은가

껍질은 오목하고 볼록하다 여러 개의 중심이
만지고 싶은 온도를 가졌다

자작나무 껍질이 무덤에 갇힌 천마와 함께
천 년 숨을 쉰다는 것 죽은 주목 껍질의 컴컴한 곳으로
싸움에 진 숫염소의 마지막 눈동자가 기어든다는 것
빗방울은 시들어가는 이야기를 깨우고

63년 동안 저희 방아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병태박순이올림.
셔터껍질은 또 껍질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골목 얼굴들을 기억하고 있다



늑대


늑대는 방금 양 한 마리를 먹어치웠다 건기의 초원엔 양털이 힘없이 날린다 목부는 늑대새끼를 잡아온다 오줌보를 묶어 놓는다 새끼는 울부짖는다 밤새 울음소리에 주둥이를 댄 어미가 남은 새끼들을 데리고 사라진다

 그리고 우기다 조용에 젖어 양 한 마리 절뚝거린다 양 두 마리 먹지 않는다 양 아홉 마리 울기를 그친다 늑대가 필요하다 늑대를 찾아나선다

 목부는 하늘을 향해 입을 크게 벌려본다 황니를 늑대의 송곳니처럼 드러낸다 낯빛이 황갈색이다 늑대의 몸빛을 닮았다 검은 색 띠를 늑대의 뱃구레 띠와 같이 허리에 두르고 어깨에 총을 멘다 늑대처럼 두려워하고 늑대처럼 강한 시선이다

 두 마리 늑대가 마주친다 돌덩이가 구른다 생활의 비탈은 선악의 건너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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